불평등의 대가 (The price of inequality)
조지프 스티글리츠. 케인즈 학파에 속하고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계의 석학이다. 케인즈 학파라는 점에서 짐작하겠지만 큰 정부와 작은시장을 옹호하는 좌파 성향의 경제학자이다. 이 책에서 주된 서술하고 있는 주된 관점은 정부의 약한 규제와 분배문제를 간과하고 성장에 치중한 정책이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는지에 대한 것이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큰 정부와 분배의 당위성에 대해 주장하는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의 주장에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미국인이 저자의 미국의 자본주의에 대한 내용이지만 정도의 차이일뿐, 오늘날의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다운 오늘의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력과 식견이 감탄을 자아낸다. 아울러 좌파 성향의 경제학자가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투자의 좋은 영감을 주는 책이다. 그가 주장하는 기회의 불평등에서 어떠한 기업이 불평등의 혜택을 누리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깨달음을 준다. 대표적으로 금융업을 자주 언급하는데 은행, 보험, 증권주들이 안정적으로 그리고 매년 조금씩 늘려가며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3년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진행중인 미국 폭동은 플로이드의 죽음이지만, 이는 단지 도화선이 되었던 것 뿐이고 급격히 악화되버린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아메리칸 드림이 허황이 되버린 사회적 상황과 1% 부유층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미국사회가 불평등의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